‘세계적인 작가’로 천사상 수백개 구입한 전남 신안군과 경북 청도군, 작가는 ‘파리대’ 교수 시절 청송교도소 복역 중…작가의 대표적 이력을 확인한 결과 ‘모두 가짜’

[단독]’세계적인 조각가’로 수백개 구입 천사상의 두 얼굴?https://youtu.be/6Sdzw5FBYaQ?si=dEYJx1zCSWhftrX9

[앵커] 지금 보고 계신 작품은 천사의 모습을 나타낸 이른바 ‘천사상’이라고 하는데요.김대중 전직 대통령의 고향으로 유명한 전남 신안군, 또 경북 청도군까지 이런 천사상이 300여 개가 넘게 놓였습니다.

한 작가의 작품을 이렇게 수백 개씩, 몇 십억원의 세금을 들여 가져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 이 작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각가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작가의 대표적인 이력이 모두 가짜였음이 밝혀졌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한태영 기자의 단독 보도를 보시죠.【리포트】경북 청도군의 한 공원.경북 청도군의 한 공원.또 다른 공원에는 말을 타고 있는 화랑과 한복을 입은 여성 등 하얀 동상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작품을 만든 사람은 강원도 종교미술박물관을 운영하는 최모 씨.청도군 여성회관 앞입니다.

이 건물 앞에는 ‘비전 21’이라는 조형물이 있습니다.

이 조형물도 강원도의 한 작가로부터 기증받았습니다.

청도군은 이 작가로부터 천사상 등 9점을 기증받아 20점은 2억9천만원에 구입했습니다.

[김하수 / 청도군수]작가에게서 편지가 왔어요. 자신이 청도가 어머니의 고향이라는 것을 알고 남은 인생에 대해 청도에 모든 인생을 투자하겠다그런데 작품의 가격과 적절성을 판단하는 심의위원회가 이미 작품 구입이 결정된 후에 열렸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김하수/정도군수](작가의) 박물관에 방문했을 때 작품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고 그래서 더 믿게 된이 작가의 작품은 전라남도 신안군에도 있습니다.

김대중 전직 대통령의 고향 신안군 하의도, 선착장에서 천사상이 늘어서 있습니다.

신안군은 이 작가로부터 19억원을 주고 300개 이상의 천사상을 세웠습니다.

[박상규/신안군 문화관광과장(2020년)] “문화예술산업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지역주민의 문화향유의…”작가로부터 기부 제의가 온 편지를 받은 신안군 측은 언론에 나온 최 씨의 이력을 보고 세계적인 작가라며 바로 작품을 구입했습니다.

당시 신안군이 가지고 있던 작가의 이력입니다.

1988년부터 92년까지 프랑스 명문 파리 제7대학의 교수와 그 후에는 명예교수를 역임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 국내 한 방송 뉴스에 최 씨의 얼굴이 등장합니다.

[류근찬/앵커(KBS 뉴스 9, 1995년 6월 5일)]전과 6범인 40대 혼혈 재소자가 고입 검정고시 전 과목에서 만점을 받아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는다면 아마 다들 놀랄 겁니다.

복역 중 검정고시 전 과목 만점자로 소개됐는데 사기 등 전과 6범의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92년까지 프랑스에서 교수를 했다고 했는데 92년에는 청송보호감호소에서 있었습니다.

[최OO(KBS 뉴스 9, 1995년 6월 5일)]사람답게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늘 일어나는 일을 습관화했어요일본의 나가사키 피폭 위령탑을 만들었다는 경력도한국 민단 측에 확인한 결과 허위였습니다.

또한 2008년 광주비엔날레에 출품한 경력도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음성변조)]아무리 검색해도, 제가 수기로 찾아봐도 (그 작가 이름은) 없네요. 혹시 모르니까 앞뒤 나이에도 찾아봤어요. 참여한 적이 없어요.그럼 세계적이라는 명성과 관련 경력은 어디서 확인했는지 다시 지자체에 물었습니다.

[청도군 관계자(음성변조)] (예전에) 담당자가 예전에 (이력에 대해) 물어봤더니 인터넷으로 보고 이력을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작가로부터 자료를) 받은 적은 없습니다.

'[신안군 관계자(음성변조)]’ 당시 작가의 프로필이 저희는 사실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당시에는 최선의 방법으로 검증했다고 생각하지만…”신안군은 최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청도군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최씨에게 수차례 작가 이력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해명도 듣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한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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