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부부생활] 한불커플의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의 일상

남프랑스 여행중 Lyon Nubim

여가생활에 고민이 부쩍 많아진 요즘.. 오늘은 이웃들과 저의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일상’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살림’ 어떻게 분담하고 있나요?

남편을 처음 만난 나라 호주의 Lyon Nubim 나는 호주 워홀 중에 프랑스 남편을 만났어요. 그 어렵다는 장거리 연애를 거쳐 2013년 지구 반대편 프랑스에 정착했습니다.

프랑스로 이사를 결정하고 아베세데(ABCD)만 겨우 배워서 프랑스로 오고나서.. 바로 어학공부를 시작했대요. 그런데.. 남편의 근무시간과 비교해서 제 시간이 너무 많아요. 집안일은.. 자연스럽게 제 몫으로 돌아갔어요.

추억 많이, 이직은 호텔리어 Lyon Nubim 저는 이것이 너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5성급 호텔에서 일하면서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적인 생활을 했고 부모님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가사 걱정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무엇보다 ‘내 인생이 평범한 가정주부로 끝나는 게 아닐까?’라는 두려움은 커져만 갔습니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전업주부로 행복한 일상을 보내시는 분들.. 너무 부럽고 응원합니다!

애정가득, 나는 리옹가이드 Lyon Nubim다행히 현지에서 제가 잘할 수 있는 것, 정말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프랑스의 리옹, 세기를 넘나드는 다양한 매력이 있는 도시인데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여행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거든요. 그렇게 제가 사랑하는 공간을 모아 리옹워킹투어를 기획하게 되었고, 저는 씨미가이드이자 리옹느빔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 프랑스 사람들은 제 이름의 마지막 글자 ‘심’을 따서 저를 그냥 ‘simi’라고 부른답니다.

)대서양에서 우리 둘 Lyon Nubim그런데 저는 여전히 자유롭게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프리랜서였고, 함께 사는 공간의 모든 일이 제 것이 되는 것에 대한 불만은 쌓여만 갔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고 남편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특별한 해결책은 없었습니다.

아무리 규칙을 정해도 하루 이틀 지나면 다시 옛 일상으로 돌아가곤 했어요.정성껏 만든 리옹퀼팅 홈페이지 LyonNubim그래서 저도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쯤까지 보통 직장인처럼 생활하기 시작했어요. 남편이 출근 준비하는 동안 설거지도 하고 집 정리도 하고.. 그가 출근하는 9시쯤에는 하던 일을 ‘딱’ 놓고 제 사무공간에 쏙 들어가 하루를 보냈습니다.

덕분에 더 많은 자료를 읽고 정리하면서 동선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직접 마케팅 전선에도 나가고..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가끔 먼지가 가득할지라도.. 두 눈을 감고 함께 집안일을 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게 된 제 자신이 정말 대견했습니다.

기와카페나들이 Lyon Nubim단점은 대인관계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도 강요하는 사람, 지켜보는 사람은 없지만.. 이게 제가 집안일에서 멀어지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명분이었어요. 평일 낮에 친구를 만나고 온 날이라면.. 왠지 모르게 죄책감(?)이 밀려들었고, 제가 스스로 정한 업무시간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렸습니다.

한·불 커플의 여가생활프랑스 친구들과 함께 Lyon Nubim게다가 대부분의 프랑스인은 매우 많은 시간을 커플로 함께 보내고 있었어요. 친구들을 만날 때도 같이 가는 게 당연하고, 프랑스 생활 초반에는 회사 동료들과 사적인 만남에도 같이 가자고 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낯선 나라에서 제 주변 사람들은 남편의 가족과 친구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부부생활은 균형을 잃은 채.. 나는 ‘정해진 시간’이 아니라 ‘남편의 시간’을 함께 살고 있었어요. (물론 지금은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도서방 친구들이 저에게도 가족만큼이나 가까운 친구가 되었습니다!
) 그런데 어쩌다 보니 이제 저는 ‘터닝 포인트’ 지점에 놓였습니다.

남편의 취미생활도 응원할게요!
LyonNubim도서방이 좋아하는 스포츠 중 하나가 ‘패러글라이딩’이거든요. 딱히 저는 관심이 없는 종목이라서.. 남편 혼자 일 년에 한 번, 일주일 정도 연수를 가곤 했어요. 그런데 그 열정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좀더 자주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싶으니까 (한달에 한번정도는 운전기사를 해줄 생각으로) 장비를 구입하라고 했죠~ 그런데 이게.. 나의 여가 시간이 모두 대기 시간으로 채워지는 상황. 이제야 깨달았네요.우리는 그럭저럭 잘 통한다 Lyon Nubim너무 오랫동안 ‘함께’ 시간에 익숙해지다 보니, 창피하게도 이제 와서 ‘별로’도 즐겁고 유익하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남편이 심심했던 장소라 미뤄뒀던 여행지를 찾아다니며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지만.. 어떻게 ‘함께’의 시간과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답은 남편과의 대화 속에 있죠?프랑스 리옹 전통 인형 기뇰 LyonNubim이미 이러한 과정을 거쳐 ‘슬기로운 부부생활’을 하고 계신 이웃들의 조언, 혹은 비슷한 과정을 겪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공유해 주시면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행뿐만 아니라 프랑스 일상에서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D 장문..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